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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대환장 도굴 파티! 이집트 유물 수난사

by 인간세상 2024. 12. 16.

끝없는 사막과 광활한 하늘, 그리고 모래 속에 묻힌 역사의 비밀들. 이집트 유물은 언제나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했습니다. 그러나 이 신비로운 유물들이 전 세계 박물관에 흩어지게 된 배경에는 한 편의 소설 같은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바로 욕망과 음모, 그리고 약탈의 서사가 얽힌 '대환장 도굴 파티'죠. 자, 이제 여러분을 그 시간 속으로 초대합니다.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이집트 유물의 수난사를,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와 함께 풀어보겠습니다.

 

도굴꾼의 비밀 - 그림자 속의 사냥꾼

 

1801년, 달빛이 비추는 고대 무덤의 입구. 이집트의 한 마을에서 '칼렘'이라는 이름의 도굴꾼이 무덤 속 깊은 곳을 파헤치고 있었습니다. 칼렘은 현지에서 ‘그림자 속 사냥꾼’이라 불렸습니다.

그의 목표는 파라오 투탕카멘의 석관 조각이었죠. 몇 년 전 나폴레옹의 원정 이후, 유럽 귀족들은 고대 유물 수집에 열을 올렸고, 칼렘은 그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능했습니다. 그러나 이날의 도굴은 평소와 달랐습니다.

석관 조각을 빼내는 순간, 그가 결코 건드리지 말았어야 할 벽화의 일부를 손상시키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 벽화에는 ‘파라오의 저주’라 불리는 비밀 메시지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왕의 잠을 깨운 자, 영원히 안식을 잃으리라.” 칼렘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파트너였던 또 다른 도굴꾼이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사망하고, 칼렘 자신도 갑작스러운 실명으로 고통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결국 석관 조각을 유럽 상인에게 넘기며 무덤을 떠났지만, 그날의 사건은 오래도록 그의 악몽으로 남았습니다.

 

지식인가 약탈인가

 

같은 시기, 나폴레옹의 원정을 수행한 프랑스 학자들은 이집트의 고대 신전을 조사하고 있었습니다. 학자 중 한 명이었던 '뤼시앙 드 베르트'는 카르나크 신전에서 발견한 거대한 람세스 2세의 석상을 본 순간, 그것이 프랑스의 국보가 될 수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석상의 크기였습니다. 이를 옮기기 위해 현지인을 동원했지만, 석상은 신전 벽에 고정된 상태로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죠.

뤼시앙은 밤늦게까지 석상의 옮길 방법을 고민하다, 신전 내부에서 발견한 고대 문서를 해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문서에는 "석상을 깨뜨리지 않고 옮길 방법은 신의 이름을 부르며 의식을 행하는 것"이라는 암호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죠.

이를 믿지 않았던 뤼시앙은 결국 석상의 일부를 절단해 프랑스로 옮겼고, 이는 루브르 박물관의 자랑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뤼시앙의 후손들은 기이한 사고를 연달아 겪으며 '가문의 저주'라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다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암시장과 로제타석 - 도굴의 정점

 

19세기, 이집트 카이로의 뒷골목에서 은밀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블랙 핸드'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국제 암시장 중개상이 로제타석을 손에 넣은 것이죠. 당시 로제타석은 이미 현지 관리들 사이에서도 소문난 보물이었지만, 이를 몰래 반출하려는 시도가 이어졌습니다.

블랙 핸드는 당시 영국과 프랑스의 귀족들 사이에서 경매를 열어 로제타석을 팔아넘기려 했지만, 영국군의 정보망에 발각되며 결국 로제타석은 대영박물관으로 보내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로제타석을 운반하던 배가 폭풍을 만나 침몰할 뻔한 사건도 있었지만, 기적적으로 구출되었죠. 이를 두고 사람들은 “로제타석은 본래 주인의 품으로 돌아가려 했다”는 이야기를 나누곤 했습니다.

오늘날에도 이집트 유물 반환 문제는 논란의 중심에 있습니다. 투탕카멘의 황금 마스크부터 로제타석, 네페르티티 흉상까지. 과연 이 유물들은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어쩌면 유물들이 전 세계로 흩어진 이유는 단순한 도굴과 약탈이 아니라, 우리가 과거를 기억하고 되새기도록 하는 하나의 장치일지도 모릅니다